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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에 맥북을 들고 와봤다. 치질이 걱정되지만 나름 괜찮은 듯.


4명의 청소부가 있고, 청소 반장을 뽑아야 하는 상황이 있다고 가정하자. 일반적인 생각으로는 가장 청소를 잘하는 사람, 즉 짧은 시간 안에 깨끗하게 하는 사람. 효율적으로 외부의 requirement를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 수십 년 간 같이 일해왔으니 서로 잘 알기도 하지만, 한국 사회는 그중에 서울대 출신이 있으면 서울대 출신이 청소반장이 되게 되었있다.


이것이 바로 페이스북에 서울대/카이스트 학벌을 공개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다. 다른 학교에서 학사를 받았다면 석사를 이쪽으로 받아서 모교는 공개하지 않고 석사만 공개하는 이유고, 페북뿐 아니라 출판사 업계도 마찬가지다. 


스타트업에서도 국내 유명, 아니 최고로 유명한 대표가 서울대/카이스트를 수행원으로 쓰는 이유에 대해 말했었는데 위의 이유와 다르지 않았다. 망해도 서울대/카이스트 출신의 박사로 구성된 팀이라면 이유가 된다는 말이다.


난 사실 이해한다. 망한 국가에서 가장 먼저 세워야 하는 것은 학교인데. 병원이 아니라. 나 같은 많은 실무자들도 딱히 명예도 신경 쓰지 않고 학교로 많은 것을 돌려보내려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게 돈이던 지식이던 말이다. 그래서 우리 자녀들이 멋진 이론가가 되고 그런 하나의 이론이 수백만 개의 실무를 없애고 더 나은 무엇인가를 만들어서 인류를 진보시키길 바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가 대단해진다. 아직 IT 분야는 그러지 못했으나 그렇게 될 것이고, 그렇게 만들 것이다. 그래서 학벌이 더욱 중요해진다. 어제 마약왕을 혼자 관람하러 갔었는데, 정의로운 검사가 여의치 않자 먼저 나서서 진입을 시도하더라. 번지르르한 무늬를 가졌다면 오히려 더 나서서 뭔가를 해야 하는데 무늬 자랑만 하는 것은 참 답답할 노릇이고, 그런 화려면 무늬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사회도 답답하다.




세상에는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며 그 나라 국민의 생각의 방향까지도 좌우하는 것 같다. 미국 사람에게 물은 적이 있다. 한국에 짝퉁 명품 가방을 사 가고 싶은데 혹시 파는 데 있냐고. 그걸 왜 찾는지 되묻던 지인이 있었는데. 내가 쓰고 싶어서 그렇다고 했다. 그때 그의 말이 나의 머리를 땅 때렸었다. 


자기가 만족하려고 명품을 사는 거고 자기가 쓸 건데 왜 짝퉁을 사? 


내가 만족하는 것과 남에게 보이려는 것. 선진국은 선진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대부분이 이런 생각이었는데 나라의 국민이 이런 의식을 가지려면 정말 수십 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한, 하버드 중퇴가 의미하는 바를 미국 사람과 한국 사람은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는 뭔가를 하려면 일단 서울대 학사, 석사, 박사를 하거나 해외 유학을 다녀와서 모두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한다. 정치를 잘하거나 노래를 잘하는 것이 정치가를 평가하거나 노래를 평가하는 방식이 아니다. 바로 학벌이다. 난 이런 시대 상황을 잘 알기에 서울대 출신 음악가들은 항상 그것을 밝히려고 노력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그들이 그런 문화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죽어라 노력해도 서울대 문턱에 다가갈 수 없었던 짝퉁이 명품을 더 떠벌리고 다닌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것을 알게 된 지 꽤 오래되었다.


그래서 지인을 떠나 사람이 아니면 보지 않는다.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가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 듯 사람이 바뀌는데 30~40년 정도 걸린다. 이것은 내가 알코올 중독자 지인을 오래도록 알아서 적은 숫자인데, 나이가 들어 더 이상 마실 수 없게 되어 변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사실 숫자라는 것은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즉, 기간은 관계없이 정말로 쇼킹한 사건(영화 "쏘우")이 아니면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내 주변에서 세상을 바꾸자고 말하는 사람이 꽤 많았는데 능력과 소신, 철학이 참 중요한 이유는 그들의 능력이 정말 형편없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에서 사람의 클래스가 나뉜다. 이 생각은 사실 나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다. 우리나라 대통령의 학벌을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꼭 서울대/카이스트/하버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이빨이 다 썩었는데 계속 방치하라는 처방을 내려서 고생을 많이 하고 서울대 혹은 유학파 치과로 옮겨서 제대로 치료한 지인의 아이를 보며 내가 한 생각은. 역시 서울대!라는 생각이 아니라. 치과 기술은 서울대가 확실히 좋구나 라는 생각이었다. 아이가 수학을 너무너무 잘해서 세계로 뻗어나갈 것 같으면, 하버드보다 프린스턴으로 보내는 게 지식인의 판단이 아닐까? 해본다.


당신이 내 위에 있을 권리, 그리고 내가 당신 위에 있을 권리에 대해서 몇 가지 짚어 보았는데 사실 공개하지 않은 많은 에피소드를 정리될 때마다 올리려고 하고 있다.


지금은 기부를 많이 한 사람. 액수보다 자신이 가진 %에 비례해서. 이 존경스럽고 내 위에 있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서울대에 우수하게 입학 해 그 안에서도 두각을 나타내서 대치동으로 빠졌던 지인이. 나이가 너무 들어 나오려고 했는데 커리어가 꼬여, 일반 IT 회사에서 4천 초반에 배우면서 일하려다 그만둔 사건이 있었다. 그런데 가르치는 것이 좋고 아이들이 좋아 미래가 불투명 하지만 그냥 그 일을 이어나가는 것. 그것은 서울대 맞는 것 같다. 서울대 철학과를 나오긴 했지만 택시 운전사 하면서 자신만의 철학의 깊이가 이미 공자 수준이 된 지인도 정말 내가 존경할 만한 사람이다.


그래서 제발... 쓸데없이 졸부 짓으로 내 앞에서 가오 잡지 말았으면 한다. 서울 아파트 몇 채 값을 기부한 기인이 있는데 그가 가진 재산이 대부분이었다. 가령 삼성전자가 1조를 기부해도 매출의 1%밖에 안되니까 별로 고마워할 것은 아니다. 물론, 100억 버는 회사가 30억 기부하면 어마어마한 것이지. 그 지인은 한국방송대학교에 수십 년간 학생회를 하고 있다. 그, 지인이 말했다. 포르셰는 강남에서 졸부 차로 통한다고. 꼭 애매하게 돈 벌면 포르셰를 산다고 한다. 언젠가 정의로운 사회가 되면, 대부의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게 될 포르셰.



사실, 이런 류의 글은 내가 일전에 썼었던 글과 대부분 비슷한 것이다. 다만, 2018년도 이후 글은 웬만하면 지우지 않고 유지하려고 한다. 문재인이 대통령이 되고 난 뒤부터는 다양성이 확실히 존중되는 사회가 된 것 같다.


노무현, 문재인 일기당천이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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