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소프트웨어 멤버십에서 과제 평가 위원으로 있었다. 컴퓨터 학원 강사로 나가면서 학업과 병행하느라 늘 밤 11시면 저녁 먹으러 들리는 보신탕집이 있었다.

똑같은 일상이었기에 ... 얼마나 자주 갔으면 거기 일하는 분들과 친해져서 같이 술을 마시고 따로 연락하기도 했다. 규칙적이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내 일상은 어찌보면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틀에 박혀 있었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그 틀이 싫지 않았다. 관리자만 싫었다. 언젠가 집행부 회장이랑 술자리에서 모두 입사 하지 말자고 한 적이 있었다.

기술쪽 틀이 아닌 생활쪽 틀을 만들려는 기조가 싫었는데 다들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자리를 차지하니 규칙을 만들고 싶었나 보다.

물론, 그 때 그 집행부와는 가끔 술한잔 마시면서 지금도 보고 있지만... 삼성전자 입사 후 얼마 안되어 개발직을 떠났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삼성전자 입사를 위한 등용문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70%는 넘었다는 사실이다. 10년 전에 이미.

개발을 좋아한다면 30% 인원도 충분하긴 하다.


믓튼, 집행부로 있다가 보니 워크샵에 가서 삼성전자 인사과 사람을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예전만큼 퍼포먼스가 나오지 않는다는 인사과의 통계 발표.

멤버십 출신 중에 책임 이상급이 잘 나오지 않는 다는 말이었다. 이미 10년도 더 된 이야기 인데, 내가 7년 차에 알게 된 점은

소프트웨어 인력이 일할 회사는 아니라는 것이었다. 아직 퇴직 하지 않은 지인들도 같은 이야기를 한다.

하드웨어 인력의 경우 나왔을 때 삼성전자 규모의 다른 회사가 없기 때문에 다른 회사 선택이 어려운 점이 있다.

반면, 소프트웨어 인력은 다르다. 그래서 뛰어난 소프트웨어 인력은 남지 않는다. 남았다고 해도 관리자로 키워지거나, 그게 아니라도 똑똑하기 때문에

본사로 간다. 나 역시 본사로 갔다가 회사를 나오게 되었다. 회사는 나오는 것도 문제지만 수석급으로 되기 힘든 사실은 25%만 진급을 시키는 제도 때문이다.

삼성을 나와서 구글이나 애플, 페이스북, 테슬라로 가게 될 수 밖에 없는 이유.

그리고 사실 소프트웨어도 유행이란게 있고 잘 가르쳐 주는 사람만 있다면 진입 장벽이 높지않아서 인력을 보유하는 것 보다

외주 인력을 쓰고, 또 유행이 바뀌었을 때 그 인력을 사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삼성 소프트웨어 교육 아카데미에서 받는 국가 지원만 30억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왜냐면 나도 관여했었으니까. 국가 지원이 30억이라는 것은 투자 금액은

더 크다는 것이다. 규모의 경제 파워인데 TRACE32 만 해도 구매 대수가 많으니 몇 사람을 위해서 해당 회사에서 직접 와서 교육을 해주기도 하였다.

삼성을 나오고 나서는 꿈도 꾸기 힘든 교육 방식이다. 그 때 혼자 들은 적도 있는데 한 기업에서 교육 담당자가 나와 1:1 교육을 해 준다?

25명 정도 모으면 모를까...

믓튼, 이런 연유로 개발을 좋아해도 관리자로 넘어가야 하는 경우도 있다. 외주 인원이 더 많기 때문이다. 박사 학위를 받고 온 책임님도 관리만 하시다가 이렇게 말하셨다. "관리하다보니 배운 것, 이제 진짜 다 까먹었다." 그렇게 10% 인원만 남게 된다. 10%도 괜찮다. 어차피 하드웨어 중심 회사니까.


삼성이 휴대폰 사업 접기로 했을 때 그것을 거부했던 사람들은 구미에 7명이었다. 간이 사무실에서 삼성전자 휴대폰 사업부가 만들어진 것이다.

그 이 후 구미는 버려졌다. 덕분에 구미 집값도 반토막 나서, 지인이 산 원룸 빌딩도 가격이 반토막 났다.

건물주라도 다 부자는 아니다. 변기 막힌 것도 직접 뚫으면서 사람 부르는 돈을 아끼는 분이셨는데, ... 그렇게 변기 뚫다가 4억 싸게 건물을 다시 파셨다.

믓튼, 그렇게 버려지고... 삼성에 남은 개발자는 모두 다른 부서로 가거나 관리자가 되어 갔다. 끝까지 남는 엔지니어 수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내가 그만두고 느낀 점은 그들의 수준도 아주 높은 위치가 되어 가고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10%도 괜찮은 것이다. 물론, SDS 랑 무선사업부, 반도체는 모두 분위기가 다르다.

무선사나 반도체는 외부 활동을 거의 안한다. 그러나 SDS의 경우 외부 활동을 많이 한다. 기술사도 많다. 한이음 멘토링 하면서 만난 삼성 사람들 중

반도체나 무선은 1명 밖에 못 만나봤고 나머지는 모두 SDS 사람들이었다. 외부 활동 허용은 기업 문화에 기인하고 기업 문화는 돈에 기인한다.

이 부분도 나중에 이야기를 할 것이다. 중요한 점은 기업에서 투잡 금지라는 항목은 없다. 물론, 투잡을 했을 때 트집 근거는 많다. 그 중 하나가 근무 태만.

외부 활동은 사실상 투잡에 들어간다. 물론, 나는 적극 추천하는 바이지만. 정말 그 일에 몰두한다고 하면 근로 시간 관련 법도 어길 수 있다. -> 출장을 가는 등.

워크 홀릭이 권장할 만한 사안은 아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서 뭔가 이룰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

HP의 경우 구매 인력이 전부다. 애플도 구매 팀장이 CEO가 되었다. 마이크로 소프트나 구글과는 다른 행보. 삼성도 사실 본체는 구매와 정치, 그리고 부동산이다.

오래 전 구미 인력이나 황창규 사장이 이루어 놓은 세계 최고의 기술은 새벽 회의 라는 신문광고에서 볼 수 있었듯 

정말 일이 너무 좋아서 미친 사람들이 모여서 나온 파워였다. 10%의 그런 소프트웨어 인력은 이제 어느 플랫폼에서 놀아 보려고 할까?

근거를 나중에 말한다고 하고 결론만 미리 말해두면 적어도 뉴스 기사처럼 삼성에서 일하지는 않을 거란 생각이다.


삼성이 생각하는 것은 이제 머리가 좋은 사람들을 뽑아서 그렇게 남은 엔지니어가 잘 가르쳐 주길 바라는 것.

프로그래밍 분야는 특히나 학교 말고 학원이 많이 생기는 것은 그 동안 학문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았으나 이제 많이 정립되었기 때문에 학교만 보고 뽑아도 될거라 생각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상 맞다. 나 역시 모든 배움은 학교로 돌려 보내야 한다는 본심이 있기 때문에 지지한다. 다만, 내 시절에는 그런 뒷받침이 없었기에 인터넷이나 이름 있는 학원이나 서울에서 들을 수 있는 세미나가 레벨 업을 하기 위한 전부였다.


이제 인터넷에서 거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고 많은 정보가 오픈이 되었다. 그러나 정작 오래 전 시절과 비교해 봤을 때 사실 배울 건 더 없어지고 정보는 폐쇄되고 있다. 리처드 스톨만이 말한 FSF 의 오픈소스와 지금 사람들이 비지니스로 사용하는 오픈소스는 완전히 다른 개념인데 바로 그 차이가 인터넷에서는 중요 정보를 찾을 수 없게 되고, 어설프게 배운 사람들이 떠들어 대는 통에 제대로 쌓아 올릴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점점 부족해 지고 있다. 그것을 할 수 있는 사람도 투잡이 낫다고 생각하고 있고 말이다.


 이미 회사는 외국계 회사처럼 개인주의가 되어 가고 보이지 않는 경쟁은 점점 더 심해진다. 다양성이 사라지고, 획일화된 조직에서 진통있는 회의가 있기란 힘들다. 삼성의 경우엔 각 개체가 다르지만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 더 좋은 방향을 찾은 것은 아니다. 3M이 그런 회사지. 이런 단체에서는 사실 소프트웨어 멤버십 같은 단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된다. 


뭐, 이런 식으로 끊임없이 적어가면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아서 단순하게 적어보면.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이 사라지게 된 이유는 미래전략실이 해체되었기 때문이다. 사실 해체된 것은 아니고 삼성 라인의 인사팀 팀장으로 가면서 명목상 해체지 해체 된 것은 아니다.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유는 정경 유착 때문이었고. 해체될 수 있었던 것은 우리의 도덕심 때문이다. 뉴스타파에서 아무리 떠든다고 해도, 삼성이 정부에 직접 로비하는 것이 바른 일이라고 생각했었다면 해체되지 않았을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j7N90TlpaAQ&t=28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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