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토론회가 있었다. 구글 meet을 통한 원격 화상 회의 였다. 저번 글은 소속이었으면 이번 글은 직책만 공개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번 글은 제목과 관련 없는 국가 정책이 왜 산업에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가? 에 대해서 사내 정치와 워라벨을 꼭지로 최근 경험을 이야기 해 보려 한다.

난 과장이라고 했었는데 일은 안 해도 지분이 있는 다른 회사의 이사이기도 해서 변경 요청이 "궂이 안해도 되는..."으로 되었다. 사실 영업 뛰는 분들 대부분이 대표거나 임원급, 실장, 팀장의 직함이 있는데 토론 전 문서의 "급"을 위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한국 사회를 꼬집고 싶은 마음은 없다. 믓튼, 토론 내용은 나 개인 채널로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욕 들은 부분을 먼저 적는다.

지난 10년 동안 비대면, 원격 서비스 발전이 거의 없었는데 업계는 무엇을 했나?

나는 할 말이 없다. 삼성소프트웨어 멤버십에서 나와 다른 동료들의 기술이 10년 뒤에나 차차 상용화 되는 것을 보면서 답답한 마음이었는데 이제 내가 당사자가 되고 업계에 있어보니 그 이유를 알지만 바꾸기 힘들기 때문이다. 꼭 기업 뿐 아니라 연구 기관도 마찬가지다. 이환천 시인의 다나가 시집에 있는 시 3개가 그 답이 될 것 같다.

나 역시 10년 넘게 정직원 직장 생활하면서 왠만한 것은 다 겪었지만 왜 제대로 기술 개발이 안 되는 지에 대해 최근 4개월 동안 겪은 것만 적자면,

1. 동료보다 2개월 먼저 만들면, 보고 하지 말라고 해서 보고 안하고 업그레이드 안하고 있으면 2개월 뒤에는 디자인 퀄리티 떨어진다며 몰래 먼저 보고 했다. 물론, 난 변명 안 했다. 그 동안 Python, AI 공부할 시간이 있어서 좋았다. 부서장이 바보도 아니고... (그런가?) 믓튼, 실력 없는 부서장도 일단 위기를 넘기고 나면 자신의 정치력 보다 실력이 뛰어난 사람을 달가워하지는 않는다. 왜냐면 뛰어난 초 고수들이 프리랜싱하고 떠난 이 후 안되는 것은 전부 그 프리랜서가 못해서 그렇다고 말하는 것을 들었기 때문이다. 3D 프로젝트만 감독한 부서장이라고 해서 공개적으로 3D 지식에 대해서 질문을 던졌는데 10개 질문 중에 한 개도 답을 못하더라.

2. 다른 팀에서 부서장이 도와 달라서 해서 도와주면 커피 사준다고 해 놓고 입 닦고 모른체 한다.(이 동네는 도움 받았다는게 정치에 불리하게 작용하는 것 같다.) 부서장만 문제가 아니다. 도와준 프리랜서랑 편하게 연락하고 지내는데 계약 기간 종료 후 전화하라고 한다. 당연히 계약 기간 종료 되었는데 좋은 일도 아닌 것으로 전화하기 싫어서 거절하면, 오히려 다른 무늬만 프리랜서 사람이 "쫄려서 전화 못한다"며 큰 소리로 말한다. 그래서 부서장 없을 때 전화해서 밥 먹자고 전화 하는거 들려주면 군말 안한다. 사내 정치는 정말 쫄보가 하는 것 맞다. 다른 부서장이 2달 단위로 자리 이동을 시키길래 열 받아서 나간다고 했는데 그 말을 자리에 없었던 여러 사람에게 전달하는 사람도 무늬만 프리랜서인 사람이다. 내 생각에는 KOSA는 없애는게 맞다. 사업을 해 본 것도 아니고, 한 자리에서 단 한번이라도 오래 일 못한 사람이 무슨 실력이 있겠는지 질문해 본다.

3. 그러다가 릴리즈 때 심각한 버그 발생하면 또 다시 뻔뻔하게 요청하는 사람들이 있다. 도와 주고 나면 미안해서 그런지 오히려 건방지다며 잘라야 한다고 한다. 상식적인 인간이라면 그 커피 한 잔 사주겠다.(다행인 것은 본인이 역으로 능력 없다고 회사 잘렸을 때 충분히 수긍할 것 같아서 인류애 관점으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커피 한 잔, 술 한 잔에 다 넘어가는 나도 어찌보면 문제가 있는 것도 같다. 사실, 용서라는 개념보다 그냥 하급 클레스로 분류하고 무시하고 오히려 지식 탐구를 더 대단하게 생각하는지라, 어르신께서 말씀하시는 "그냥 조금 손해 보고 살지"라는 개념과는 또 다르다. 난 사람이 싫으면 몇 달 간 밥도 안 먹는다. 최근에도 점심 지원이 되는데도 1달 반 동안 점심 안 먹었다. 그러면서도 딱히 피해를 주기는 싫은 마음이다.

4. 다른 팀에서 도와 준 것이 잘되어서 회식 불러갈 때 동료를 데려가면 동료에게 일을 부탁한다. 동료는 해 준다고 해 놓고 소스 받고는 입 닦는다. 그리고 나 보고도 가만 있으라고 한다. 결국 거기는 내가 해 준 일들이 고마워서 다른 곳 가면 따로 계약 해 주겠다고 했는데 나 역시 그냥 동료를 선택했다가 700만원 정도 손해 본 것이겠다. 뭐, 물론 회사 나간다음 계약 했을 때의 일이겠지만. 처음엔 그럴 생각이었다.

5. 다른 곳에서 임원이 시킨 일이 있는데 나 몰래 본인은 안 하겠다고 부서장에게 말했고 나 혼자 그 일 받는 회의에 나가게 되었다. 회의 나가서 안 되는 일 모두 되도록 컨설팅 끝나고 나니 달려 들어서 하겠다고 하고 내가 공유한 계정으로 구하기 힘든 base source 받아 진행하면서 진행 사항은 공유를 안했다. 내 생각에는 뭔가를 더 빨리해서 보고 하면 그것이 실력을 보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core graphics, 3D, AI 엮어서 들어가면 이런 마인드로 협업이 안되면 정말 힘든 팀이 되는데 말이다. 이런 미묘한 기류는 사실 윗 사람이 잘 알기 힘들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딱히 이야기 할 사람이 없는 경우가 있다. 슈퍼스타 그 누구 하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장은 워낙 빠르게 바뀌기 때문에 모든 분야에 슈퍼 스타가 나오기는 힘들다. 그런 상황에서 굳건히 자기 도메인의 실력을 지키며 발전해 온 사람은 존재하기 힘들다. 그래서 논리가 참 중요한 것이다. 망하더라도 논리적으로 망하면 그만이다. 그 사이 누군가가 내부 고발을 한다던가 양심 선언을 한다던가 하는 등의 것은 필요 없다. 옐로우 모바일은 망했지만 그 중 일부는 수십, 수백억을 벌지 않는가? 이미 그렇게 짜여진 판이다. 그 판에서 놀아나는 말들...

6. 한 편으로는 이해가 된다. 1차적으로 대기업, 공무원이 유행할 때 그런 혜택을 못 받아서 워라벨이 없었던 사람들이다. 그래서 내 이력이 알려지기 전 회식 자리에 가면 몇 사람들은 자랑이 난무한다. 자기가 뭘 다 할 수 있을 것처럼 말하고, 오늘 하루 종일 놀았다는 등의 말이다. 나중에 내 이력을 알고 나면 정말 한 마디도 안 한다. 사실 어플리케이션 단이야 CRUD가 전부이다. 챌린지한 부분도 없고 어느 정도 일하고 그 기술을 제대로 잘 모르는 사람들(특히 상관들)에게 제대로 전달을 안 해 주면 워라벨을 얻을 수 있다. 어차피 기업의 큰 뜻, 그리고 그 뜻이 이루어 졌을 때 본인에게 떨어질 이익은 미미하기에 신경을 안 쓰는 점은 이해가 되는 것이다. 아예 그런 사람들하고는 팀을 짜지 않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아니, 가장 중요한 일일런지도 모른다. 혹시나 팀이 되었다면 바꾸려고 안 하는 것이 좋다.

7. 페이의 경우도 프리랜서의 경우 550, 650, 850 으로 나뉜다. 게다가 아직도 불법으로 이루어지는 소득 신고 덕에 프리의 경우 500만원 정도 이익이 있다. 그래서 OKKY나 clien 등의 커뮤니티에서 실수령 기준으로 연봉 8000이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이런 실력이 프리라는 것을 강조하며 옷도 약간 hip 하게 입으려고 한다. 뭐 그래도 수천만원짜리 고가 시계는 아니고 명품으로 살짝 포인트를 주는 정도 ?  그리고 나에게도 이것이 프리라고 하면서 계속 말을 하는데,

8. 사실 내 주변에 실력 있는 프리랜서 정말 많고 내가 몇 사람 꼽으면 그 중에 월급 실수령 1000 밑으로 없다. 그리고 나 역시 회사에 속해 있어도 끊임없이 일 문의가 오는데 자기 자랑 하는 프리랜서, 2잡 한다고 말하는 프리 중에 2잡 하는 경우는 못 봤다. 믓튼, 이런 행태들이 참을 수 없는 경지까지 가서

9. 부서장들에게 최신 기술에 대한 뉴스레터를 자발적으로 발송하기 시작했다. 그래서 세미나 요청이 오면 난 어차피 강의를 오래 하던 터라 그냥 하면 되는데 왜 그걸 해야 하냐며 프리들은 거절한다. 한다고 해도 기초 수준 커리큘럼 잡고 누가 봐도 공부 목적으로 강좌를 개설한 티가 나더라. 그런데 더 심한 것은 업을 이루거나 제대로 일을 하려면 가르쳐 준다고 해도 많은 노력이 필요한다. 그렇게 쉽게 가르쳐 주는 기술들을 사람 다루는 데만 쓰는 것이다.

10. DB 마이그레이션 및 이전 관련해서 여러 걱정이 있을 때 DB는 그냥 파일 일 뿐이라며 이래저래 설명한 적이 있었다. 사실, 이 말을 하려면 운영체제 및 수많은 DB 를 다룬 경험이 있어야 말을 할 수 있는데, 나중에 그 말이 돌고 돌아 나 일 시킬 때 DB는 어차피 파일 이니까 라는 말이 다시 오더라. 더 웃긴 것은 파일이니 파일 구조로 저장하면 되지 않느냐는 것... 너무 웃기고 기가 차서 아토믹과 트랜젝션에 대해 설명하며 왜 DB로 해야 하는지 운영체제 만큼의 기술이 들어가는지 등에 대해서도 말을 해 줘야 했다.

11. 다른 팀장이 몰래 부탁한 것이 있어 야근하며 일했다. 나중에 일찍 가는 것이 무슨 실력인 것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그 일이 알려지자 펄쩍 뛰더라... 삼성에서 난 책상보다 더 높은 모니터 쓰곤 했다. 코드 아무리 많이 생산해도 직접 짜는 코드는 생산량이 정해져 있고 난 그마나 빠르게 코딩을 하는게 장점이라 그렇게 했었다. 그래도 자랑하려는 마음이 아니고 제가 해도 1.5배 2배 되지는 않고 다 거기서 거기라고 말했었다. 다 똑같은 사람인 것을 말하면 주변 팀원들이 정말 빠르게 성장한다. 나중에 뒤통수만 안 치면 팀 자체가 풍요로와서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는 그런 정치를 안 해도 된다. 그리고 재미있는 것은 사장이나 높은 급의 임원들은 해 보자는 사람은 금방 알아보고 그게 스마트 함? 워라벨? 찾는 것이랑 거리가 멀다고 보면 된다. 연인이 회사에 있어 같이 일하는게 데이트고 일이 너무 재미있어서 업무 시간 따위 개나 줘라고 하며 일하는 사람이랑 무슨 경쟁이 될까?

어차피 진보 아니면 퇴보를 모르는... 사람들은 안된다. 그나마 경쟁 없는 깨끗한 시장에 있으면서 워라벨 강조하며 잠깐 반짝이면 되는 것이다. SAP처럼 안 반짝이고 그냥 지네들끼리 잘 먹고 잘 살던가, 제니퍼 소프트처럼 잠깐만 반짝여서 광고는 하고 추가 확장은 하지 않고 자신의 필드 잘 지키던지 하는 식의 형태에서는 워라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같이 먹고 살 방법을 찾자고 하고 새로운 것을 하고 궁리하고 혼자서 백방 뛰어봤자. 그 기술은 아... 이 정도면 내가 쓸 만큼 되고 저 인간은 더 꺼낼게 없겠지? 하고 이용 당할 뿐이다.

삼성전자 재직 시절에도 사원 때부터 부사장에게 불려가고 임원들과 독대하고 그랬었는데 그냥 열심히 살고 도전할 때 도전하고 인생에 배팅할 수 있는 임원이랑 노는게 답이다. 임원이 시킨게 있으면 묵묵하게 하고 중간에서 어떤 분탕질을 치던 솔루션 만들어 놓고 대기하고 있으면 이런 수많은 정치를 겪었던 임원이 와서 직접 묻는다. 그럼 그 때 제대로 답하면 모든 나쁜 말들과 정치들은 오히려 내가 심지에 불을 붙이기 좋게 화력만 키워줄 꼴이 된다. 입 닫고 기술 공유 안하고 어울릴 만한 사람들하고만 어울리며, 뛰어난 산출물을 보여주면 된다.

 왜 굳이 워라벨이라 실력 없음을 문화로 승화하고, 외치며 지금까지 경쟁에서 져왔고, 갑자기 뭔가 되는 것 같으니 경솔한 사람들. 오픈 소스 기부/기여한 적도 없으면서 오픈소스 쓰고 구글링해서 자기 기술인양 말하는 개발자들. 세계 최초/최고는 아니더라도 국내에서라도 아니면 본인 분야에서라도 정점을 찍어 본 적도 없는 사람들. 그래서 업무상 챌린지 한 것은 회의 참석이나 실시간이 전화도 피하며 메일로 답을 준다는 사람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안된다고 말하는 사람과는 애초에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 그래도 그들이 완전히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거짓말은 안해도 좋은 이야기는 전달 안하고 안 좋은 이야기는 잘 전달하는 스킬이 거짓 말을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그렇게 좋은 말은 안하고 나쁜 말은 확성하게 하는게 거짓말과 크게 다를 것도 없긴 하다. 사람을 직접 넘어뜨리는 거랑 겁줘서 넘어지게 하는 것이랑 같다던 영화 '원라인'의 내용은 참 어디나 적용 가능하다.

직장에서 갈 수록 말이 없어지는 이유는 이런 이유이기도 하겠다. 지금의 정계 정치판도 사람 말 한마디 가지고 물고 늘어지는데 말로서 회사에서 꼬투리 잡고 살아가는 기회주의자들이 많아지면 결국 회사가 망한다. 난 그래서 회사가 망하는 것은 또 다른 시작을 하는 많은 작은 기업들에게 기회를 주는 좋은 의미로 본다. 예전에 삼성전자 있을 때 노키아 망해서 대학교에 VC가 찾아오고 창업 교육이 이루어지고 지금처럼 서로 계급을 나누는 문화가 없어진다는 것도 좋은 점이겠다. 개발 field 이야기 하면서 정책 토론에서 나온 좋은 결론들이 산업에 잘 스며들었으면 하는 바램에 생각 할 꺼리를 적어둔다. 10년이 넘도록 위기인 애플과 삼성은 왜 잘 나가는지 고민해 본 적이 있을까? 삼성전자의 새벽 회의 신문 광고 지금은 찾을 수 없는데 워라벨, 웰빙 라이프 문화 때문에 사라진 것이라 생각된다. 누군가는 개고생해서 우물 파고 물 기르면, 그 물이 전부인 줄 알고 워라벨 찾는다. 남는 시간에 의미 있는 시간 보내는게 아니라 정치 싸움할거면서 말이다.

하긴 나도 우리나라 독립 투사 생각해 보면 제대로 살고 있진 않다.

다만, 내가 스스로 힘들거나 나 자신이 부끄럽더라도 무엇인가를 숨기는 행위는 안 하려고 한다. 어머니께서 평생 가르쳐 주신게 진실의 의미다. 정의도 진실이 없다면 아무것도 아니다. 소스 역시 공개되어야 수정하기 쉽지. GLP은 참 힘들 길이긴 하다. FSF의 진정한 자유는 사실 투쟁 없이 가질 수 없는 것인 것 같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