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 프리랜서

 

내가 다녔던 기업에서는 직장 동료끼리 부부가 되면 조금 떨어져 있게 한다. 다른 부서/팀 정도. 같은 부서라도 층은 다르게 해서 물리적 공간에서 분리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들었던 이유는 부부인데 다른 사람이 욕먹는 거 보면 좀 그렇잖아?라는 것이 부서장 이야기였고. 당사자들도 부담스럽다는 말. 주변 사람들도 불편하다는 것이 그 이유들이었다.

 

프리랜서 부부를 왕왕 본다. 프리랜싱 하다가 결혼(개발+개발, 디자인+개발) 한 경우, 본래 같은 동아리였는데 IT 분야로 같이 가다 보니 결혼을 하게 된 경우, 한 명이 프리랜싱 하다 보니 좋아서 둘 다 프리랜싱 하게 된 경우... 다양한 경우가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어딜 가나 만날 수 있다. 부부라는 것을 숨기던 내가 알고 싶지 않아 하던, 다른 사람을 통해 꼭 듣는다. 우선, 함께 경제활동을 하고 대한민국의 부부로서 육아까지 하는 사람들도 있기 때문에 정말 조심스럽게 글을 시작하고, 단지 개인 경험과 느낌일 뿐이라는 것으로 보험에 들어 보려고 한다. 요즘 세대는 서두가 길면 보험에 든다라는 표현을 쓰더라.

 

우선, 내가 만난 부부 프리랜서는 다들 실력이 좋았다. 그리고 X1쪽 보다는 X2쪽이 훨씬 좋았다. 문제점은 X1쪽 실력이 너무 좋아서 그런지 일이 1개가 아니었다. 보통 2개인 이상인 경우가 많았고, 같이 계약이 된 경우 일은 2명 다 하지만 X1쪽은 다른 쪽 일로 어느 정도까지만 해두고 X2쪽에 물려주는 경우가 있었다. 누가 봐도 본인의 경험을 나누고자 하는 것이 보이고 X2가 프로젝트를 통해 경험을 쌓게 하려는 의도가 다분했다. 물론, 일이 잘 진행되면 어느 쪽이던 관계없다. 건전한 도전과 대한민국 기술 수준이 상향 평준화되는 것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프리랜싱은 그런 개념은 아니다. 프리에 뛰어들어 정말 지인 도움 없이 혼자서 헤쳐 나가는 분야 특성은 대체로 경력 10년 이상이다. 내가 30대 후반 시작했었지만 나보다 나이 적은 사람보다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 더 많았고, 그런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심화되는 이유는 100% 맞지 않겠으나 현실을 보고 말을 해 보면. 현재 나를 기점으로 젊은 세대보다는 기성세대가 책임감이 더 많은 것이 그 이유라고 해야 하겠다. 젊은 친구들이 자기 PR이 안 되었거나 늙다리 관리자들이 잘 모를 수도 있겠으나 내 생각은 확실한 책임감 문제이다. 물론, 모두 내 생각만은 아니다. 케바케(사바사)는 분명하지만 개인적 성향, 본인 커리어 우선인 젊은 문화가 기성세대와는 다르다고 해야겠다. 본인을 갈아 넣어서 프로젝트는 완성시키는 것이 기성세대고 그것은 버려야 할 문화가 맞다. 

 

사용자 입장으로 직접 사업을 해 보면 미친 듯이 해도 잘 안 되는 일이 많다는 것을 깨닫는다. 기성세대는 그 입장은 아니더라도 "회사를 위한 개인의 희생"이 중시되었던 것이 사실이다. 물론, 내 윗대 부모님 세대에서 보면 내 또래가 책임감이 없다고 생각하셨다. 과거로 갈수록 사회를 위한 희생 없이 살기 힘든 세상이었다. 지금 나름 살 만한 나라가 된 것이 아니고, 잘 살게 되면서 개인의 행복을 추구하고 보다 사람답게 살아야 하기 때문에 좋은 쪽으로 문화가 흐른다. 다만, 기업 입장에서는 돈을 더 주고라고 일에 마침표를 찍을 사람을 원한다. 그리고 젊은 친구들 중에 정말 똑똑한 사람은 마침표를 찍을 능력이 있지만 돈의 액수에 따라 일의 선명도가 다르다는 것도 본다. 그런 친구들을 발굴하는 것이 또 나의 일이기도 하다. 사람을 추천해 달라는 말을 참 많이 듣고 실제로 그렇게 하기 때문이다. 20명 강의하면 1~3명 정도 꼭 추천하고픈 인력이 나온다. 이런 비율은 내가 보기에도 참 신기하다. 믓튼, 프리 시장은 경력이 참 오랜 경우가 많다.

 

나이가 많고, 실력이 괜찮고 게다가 부부면 마음도 잘 맞을 것이다. 그러나 내 경우  참 일하기 힘든 적이 2번 있었다. 남자 쪽은 커뮤니케이션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여자 쪽은 본인이 해야 할 반복 업무나 테스트는 다른 사람을 시킨다. 크게 몇 번 싸운 적이 있는데 남자는 싸움을 피하고 여자 쪽과 다툼의 주제는 같이 개발하는데 왜 본인이 만든 모듈의 테스트를 왜 나에게 시키느냐는 것이고 여자 쪽은 당연히 본인들 담당으로 되어 있으니 그런 게 아니냐는 것이었다. 코어 모듈, 라이브러리를 개발하지 않는다면 테스터로 편하겠으나 나 역시 내 업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중이었는데 말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부부 프리랜서는 상관의 지인이었고. 이 일은 각각 다른 회사에서 2번을 겪었다. 두 케이스의 다른 점은 한 번은 부부라는 것을 숨기고 프리가 프리를 기용한 경우, 다른 케이스는 오픈이 되어 있었다는 정도겠다.

 

직장 동료가 지인이고, 지인 통해 소개된 부부면 같이 일하기 참 힘들다. 예전부터 부부끼리 일하지 말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편이었다. 일하라는 경우도 있었지만 9:1 정도. 일이란 것은 퍽퍽하다. 일은 일로 봐야 하는데 관계가 들어가면 참 힘들어진다. 물론, 중소기업/프리랜서 특성상 사람 구하기 힘들 때 빨리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일을 함에 신뢰성에 있어 지인이 더 확실할 수는 있겠다. 지인이니 마무리된 일도 조금 더 부탁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이런 관계들이 오래가는 경우는 못 봤고 나 역시 그랬다. 일이 질질 끌리거나 지인이라 서로 이야기 못하는 부분이 많아지거나 논리적 이야기보다 감정이 섞이게 되면 일이 망가지는 경우가 많다. 사람과 사람이 일을 하는데 편의를 못 봐주는 것도 아니다. 아이가 아플 때 사정 이야기하면 일하는 시간을 조정한다던지. 개인 사정으로 전체 일정이 밀리더라도 함께 가야 할 프로젝트라면 융통성 있게 유기적으로 함께 일할 수밖에 없다. 

 

내가 반대 입장이라고 해도 부부 관계에 있는 사람이 가까이 있다면 항상 그것을 염두하고 이야기를 해야 한다. 일상 대화, 사적 대화야 당연히 고려해야 할 사항이겠으나 일에서도 항상 고려해야 할 필터를 먼저 거쳐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

 

장미란과 성시경이 부부고, 해야 할 일이 역기를 드는 것과 노래를 부르는 것이라고 하면 정말 최고의 프리랜서 부부일 것이다. 그러나 일하던 도중에 그 둘이 싸웠고, 함께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일을 풀어나가는데 그 부분이 커뮤니케이션에서 계속 걸릴 것이다. 물론, 사이가 좋아도 마찬가지다.

 

글은 이 정도로 마무리하려고 하는데 내 입장을 적는 것도 상당히 중요할 것 같다. 나도 가족과 일 했던 경우가 있다. 와이프뿐 아니라 처남, 사촌동생, 선/후배 등등 많다. 특히 사촌동생이나 처남의 경우엔 실력이 좋아서 업계에서 꽤 유명하다. 같이 일을 잠깐 했었지만 그림 못 그리는 사람이 동생한테 그림 배우러 가서 안 좋은 소리를 하는 바람에 사이가 멀어졌다. 내 경우엔 모두 친해서 있었던 개인적 이야기를 한 것뿐인데 실력이 딸리면 정치를 한다고 수강생 주제에 그림이나 잘 그리지 좋지 않은 말을 수강생들 사이에 퍼뜨린... 몇 년이 흐리긴 했는데 사실 난 지금도 의아한 것이 부모님이랑 잘 연락이 안 된다는 말인데 이모랑 별 이야기 아니라고 당시에도 이야기를 했음에도 해당 이야기를 얼마나 부풀리고 악담으로 부풀렸는지 너무도 많이 울었고, 서로 싸우고 나서몇 년째 연락이 안 될 정도다. 그 당시 레트리카 사무실 https://play.google.com/store/apps/details?id=com.venticake.retrica&hl=ko&gl=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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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나랑 얼굴 보고 이야기했고, 사촌동생 수업을 들었던 수강생은 이름을 밝히진 않겠지만 본인이 우리 가족 관계를 완전히 망쳤다는 것을 이 글을 읽고 뒤늦게 반성하길 바란다. 그냥 하는 말 아니고 정말 그 당시엔 그 수강생 입을 꿰매버리고 싶었고 지금도 3자 대면하고 싶다. 어디서 또 더러운 혀로 사람들을 속여서 잘 살고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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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 동생을 참 아꼈고, 참 친하게 지냈었는데 이제 아마 평생 그러지 못할 것 같다. 친한 사람이 다른 사람 때문에 관계가 틀어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은 것으로도 부부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이 글은 내 솔직한 경험을 나 자신에 빗대어 보려고 적은 것이기도 하다. 내 경우엔 일이 잘되면 너무 잘 되어서 돈 때문에 문제였고, 일이 안되면 서로 힘들게 해 보자고 말을 할 수 없어서 또 문제였다. 다른 사람의 일을 같이 받은 경우엔 일의 분배와 책임 소재 문제, 개인 사정이나 변명이 고려되어 문제였다. 반대 입장에서는 돈 액수나 돈을 주는 시기 등 때문에 말을 못 했다고 했다. 가까워서 오히려 고려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진다.

 

각자의 삶과 경험과 생각은 다른 것이기에 그냥 내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고 있다. 아마 이 글로 다시 본인이 언급되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 역시 잘못한 부분도 많고 다른 사람을 통해 평가받고 싶은 부분도 있어 남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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