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개발을 포기한 개발자. 개발을 떠난 개발자. 혹은, 개발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개발자 혹은 개발에서 승진한 개발자? 뭐, 믓튼 개발을 안 하게 된 개발자를 말하려고 한다. 내가 아는 개발자 중에 대기업 영업, 마케팅으로 간 친구들 연봉의 하한선은 7천 정도인 것 같다. 그리고 중소기업에서 본인 영업만 가지고 있는 분들 연봉은 8~9천이 하한선인 것 같다. 

 

2

-것 같다 는. 내가 직접 들었음에도 대기업에서 너무 오래 있다 보니 생겨버린 말버릇이다. 내부에서 이렇게 말 쓰지 말자고 이야기도 하고 잘못되었다고 늘 되뇌었음에도 내 필체로 박혀 버렸다. 대기업에서는 뭔가 결론을 내면 책임을 져야 하고 책임에 따른 보상은 복불복이다. 그래서 항상 ~인 것 같다. ~로 보인다. ~로 예상된다. ~일 확률이 높다 등... 애매모호하게 말한다. 그나마 아직도 이성의 끈을 부여잡고 이렇게 말하지 않는 것이 나중에 태세 전환할 때 좋을 텐데 하고 생각한다. 그래야 파급력이 크다는 언론인의 말도 기억이 나지만. 사실, 제대로 된 한 사람이 글을 읽어 주고 인정해주면 그만이지 라는 생각이다. 우측으로 편향된 일베나 좌측으로 편향된 클리앙 같이 논리 없이 무조건 우리 편 하는 곳에서 영웅이 되어 봤자라는 생각이다. 나 개인적으로는 극좌가 맞지만 인정받고 싶은 사람은 중립을 지키는 사람이라는 것이고, 그것은 대부분 같은 마음 일 것이다. 즉, 남의 삶을 단정 지을 능력도 평가할 수도 없다. 내 글은 ~인 것 같다로 보면 되겠다.

 

3

연봉을 미리 말하고 시작하는 이유는. 회사 생활 중에 눈에 보이는 것 이면에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언듯 보면 정말 일을 많이 해서 피곤하고 일이 많아 욕 들을 일도 많고, 욕먹어서 뒤에서 술 사주고 그런 삶이 뭔가 정상이 아닌 것 같고. 난 저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특히 프리랜서들 중에 그런 사람들이 많다. 빵과 커피, 짐도 별로 없이 맥북 하나 들고 다니며 우아한 삶을 살고 있다고 믿는. 그런 삶이 맞을 수도 있지만 경험해 보니 여유는 있도 있고 생각할 시간은 많은데 뭔가를 만든다는 느낌은 덜하고 성취감도 덜한 것은 사실이었다. 이성적으로 난 잘했어는 있는데 뭔가 짜릿함이 없었다. 막 춤이 절로 나오는 그런 느낌. 개발자로 살면 그런 순간들이 있다. 그러나 다른 분야는 잘 모르겠다.

 

4

이야기를 이어 나가기 전에 보험에 들면. 일전에 군 연초(군에서 파는 담배)만 피는 분이 계셨다. 군대에서 담배를 폈지만 뒷일이라 내가 받은 연초는 늘 그분에 팔았다. 군 연초 피는 이유가 일반 연초와 맛이 다르다고 하셨었다. 그 당시에는 그 말을 몰랐다. 나중에 군대에서 담배를 다시 피우게 되면서(처음 핀 것은 아~주 어릴 때라 배웠다고 안 했지만 다시 배웠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매우 독했다. 그런데 그것을 피는 분은 그것이 옛날 담배 맛이라고 했다. 그 뒤에 결혼을 하게 되고 장인어른께서 많이 필 때는 하루 두 갑 태우시는 애연가셨다. 그런데 너무 가격이 싼 담배만 태우시는 것이었다. 장인어른뿐 아니라 내가 예전에 알았던 그분들도 그랬다. 그래서 그런 류의 분들께는 비싼 담배가 좋은 담배인 줄 알고 사 드렸는데 다들 안 피시고 쌓아만 두시는 것이었다. 비싼 담배를 피우면 지금 피는 담배가 맛이 없어진다는 공통된 논리가 있었다. 나는 한 동안 모든 담배를 핀 적이 있다. 많이 핀 것이 아니라 여러 종류의 담배를 한 갑씩 사서 폈었다. 그런 담배 사진을 찍어 SNS에 자랑한 적도 있고 나중에는 처남에게 모두 다 주었다. 지금은 누가 선물해 줘서 시진핑이 피는 담배도 지금 들고, 다미도 프 시거 한 박스가 남아 있긴 하지만 담배 끊은지는 꽤 오래되었다. 시가 포함에서 정말 시중에서 파는 담배란 담배는 다 피워본 것 같다. 그리고 깨달은 점은 입맛이 변해버린다는 것이다. 나중에는 모든 담배가 맛이 없었다. 그냥 타르, 니코틴을 흡입하는 것이었지 담배 고유의 맛은 하나도 없었다. 아마 담배가 맛있다는 뜻은 담배를 피워 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가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다른 것으로 비유해 보면 라면을 끓이는데 계란을 일부러 안 넣고 라면 고유의 맛을 즐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런 느낌이다. 혹, 그것도 아니라면 라면을 여러 종류를 섞어서 끓인다고 생각해 보면 되겠다. 맛이 없으면 재미가 없다. 뭔가... 아~~ 하는 그런 쓰~~ 읍 하는 느낌이 없다. 밋밋하다. 한 분야를 오래 하다가 다른 곳으로 가는 개발자의 경우 극구 말리지만 그렇게 만드는 개발자들과 매니저를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래도 빠르게 방황을 해 보면 좋은데 끝이 보이니 안타깝다.

 

5

담배 이야기를 한 이유는 부자들은 서민의 삶을 모른다고 하는데 사실 정말 그렇기 때문이다. 그들만의 문화 즐거움 등이 돈이라는 절대적 가치로 매겨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타입으로 스티븐 호킹의 삶도 알 수가 없다. 앎과 깨달음에서 오는 기쁨을 어찌 돈으로 따지고 그 희열을 느낄까? 스님의 삶도 그렇다. 물론, 방탕하게 사는 삶도 마찬가지다. 그 사람들은 자기들은 몸 불편하지 않아서 몸 막 굴리며 살 수 있는 건강함을 가져서 오히려 다른 삶을 다르게 평가할 수 있겠다. 개발자의 삶도 그렇다. 어떤 개발자의 라이프 스타일이 맞고, 옳다고 말할 수 없다. 다만, 우아한 삶이 착각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라이프 스타일을 마치 부자/서민을 나누듯. 나누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무엇이 맞다고 정의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내 경험상 일방통행의 길은 있는데 그 길의 끝에 가봐야 다시 돌아갈 수 있는 도로가 된다. 난 늘 뭘 하면 끝장을 본다. 밥을 먹어도 한 종류만 하나의 식당에서 1달 반을 먹는다. 그래서 음식 중에 사실 질리지 않은 음식은 하나도 없는 것 같다. 물론, 내가 갑부도 아니고, 캐비어 같은 것은 아니라고 보면 된다.

 

6. 이 말은 무슨 뜻일까? 맥북프로에서 포트 나이트라는 게임이 돌아간다. 그런데 그래픽을 중급/하급으로 맞추어야 한다. iMAC pro에서는 더 잘 돌아가더라. 고급으로 맞춰도 된다. 그런데 최근 구입한 3090 그래픽 카드에서는 최고 사양으로 맞추고 오버워치라는 게임을 둘 다 돌려도 전혀 끊김이 없다. 그렇게 마지막 단계까지 가서 게임을 실컷 즐기다 보면 나중에 질린다. 포트 나이트뿐 아니라 에픽 게임즈 등록한 게임 종류만 50 여가지가 넘는다. 가끔은 해저 탐험이나 이상한 행성에서 몇 시간 동안이나 헤엄을 치거나 행성을 탐험한다. 경쟁적 게임도 하지만 다른 게임도 즐긴다. 여러 게임을 하다 보면 답답해서 사람들을 만나러 나간다. 나처럼 게임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취미 생활 하나만 하나 다른 취미 생활을 했을 때 절대적인 점수를 매길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뭐, 연봉 이야기하면서 회사나 실명 언급이 어려워서 너무 에둘러서 이야기 한 감이 있다. 뒤늦게 이 단락을 수습하면 그냥... 평가할 때 가~~~ 장 중요한 정보가 빠져서 완전히 반대로 볼 수 도 있다는 뜻이다. 가령 엄청나게 힘들어 보이는 매니저의 속마음은... 사실 세상 편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정말 일정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매니저도 있지만 본인이 개발 안 하고 죽는소리만 하며, 편하게 살기 때문에 그런 속이 다른 매니저도 많다. 그런 매니저의 속마음을 듣고 개발을 떠나는 경우도 있더라. 어차피 우리는 자동차 바퀴만 갈아 끼우면 된다는 식이다. 웃긴 것은 경력이 오래된 개발자는 보통 엔진인 경우가 많다. 바꾸기 어렵고, 바꿨을 때 생겨나는 온갖 문제가 더 많아진다. 

 

7

믓튼, 주변에서 저렇게 살면 안 된다고 하면서 동기들보다 1500만 원 연봉이 더 높은 동기가 있었다. 물론, 그 삶도 옳다고 말할 수 없다. 1500은 아니고 1000 정도 오르면서 특진까지 한 동기는 보너스까지 포기하고 공사로 가버렸다. 공사 가면서 저~ 멀리 발령받았고,  물론, 수입도 반토막 났었었다. 뭐, 나 역시 10월까지 3개월만 이으면 정산 범위에 드는 연말 보너스 2천만 원에 정책 바꿔서 받는 보너스 1500도 포기하고 나와서 후회 없다가 나중에 나와서 만난 사람들이 너무 후져서 더 후회한 케이스이긴 하다. 그래도 사람들하고 술을 워낙 많이 마시니 핵심 정보를 많이 들을 수가 있었다. 그렇게 얻어진 정보에서 가장 제대로 된 삶의 방향을 볼 수 있었다. 그 시각으로 SNS을 볼 때 내가 가장 부러운 사람은 옛사람들하고 어울려서 함께 어울리고 늘 맛있는 것 먹으러 다니는 사람이었다. 웃긴 것은 그렇게 살아왔고, 그렇게 사는 사람의 수입이 top class다. 물론, 직장인 기준이다. 직장인 기준이 아닐 때 1년 버는 돈으로 보면 직장인의 2배~10배 정도 되는 것 같다. 그들의 삶은 하나같이 사람은 뗐다 붙였다 하는 3M처럼 취급된다. 그런 류의 사람들은 가족도 그렇게 생각을 했었다. 물론, 스스로 정신 차리는 경우는 없고, 배우자의 가르침을 받거나 귀인을 만나 다시 정신 차리는 경우도 있긴 하다. 자본주의 사회 정점에 있다 보면 그런 정신 차림이란 기준도 본인들이 정할 수 있다고 믿는데... 역사에 남을 도전은 못하는 이유가 다들 그런 이유다. 딱 그만큼 인 것이다.

 

8

쓸데없는 말만 한 것 같은데 개발을 떠난 개발자의 결말은 어떨까? 10년은 잘 사는 것 같은데 대부분 끝이 좋지 않았다. 초창기에 그렇게 커리어를 바꾼 친구들을 보면, 본인들은 많은 사람 만나면서 개발 외 세상을 알고 좀 더 나은 삶을 얻은 것처럼 느끼는 것 같다. 맛집을 많이 아는 것은 부러웠는데 우선, 나는 개발을 계속하면서도 

TV에서 나왔던 사람의 상당수를 보고 있었다. 유명하거나 고위직 사람도 만나고 있고... 그런데 그렇게 쟁쟁한 사람들은 대단하긴 해도 정말 작은 차이가 하나 있을 뿐이고 그런 작은 차이를 꾸준히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들일 뿐이었다. 서울대 학/석/박사인데 바텐더 했던 형이 타 주던 2샷 바카디로 한방에 내가 취하는 과정까지 느끼며 깨달았던 것이 공부를 해도 바텐더를 해도... 뭘 해도 제대로 하는 사람이구나... 물론, 기타 쳐서 TV 나오고 대회에서 우승도 했던 샜는데, 뭐, 일단 직장인은 개발을 떠나서 사람 관계를 맺었다고 해도 엄청나고 신뢰가 가는 투자 정보로 한방에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면 10~15년 정도 나름의 세상에 있다가 한 방에 나가떨어지는 것 같다. 그만큼 밖에는 사람이 많다.

 

9.

 생각해 보자. 문과는 취직이 안되는데 이과는 취직이 잘 된다는 이야기가 나온 지 엄청 오래되었다. 물론, 문과는 취직하면 더 좋은 데 간다는 이야기도. 문과 중에 경영, 마케팅, 영업 인재들이 많다는 뜻이다. 

 아이비리그까지 아니더라도 미국에서 학교 나와 중소기업만 가 보면 영업/마케팅에 외국 학교 출신 인재를 쉽게 만난다. 더 재미있는 것은 중국의 경우 중국 사람인데 한국말을 더 잘하는 인재도 국내에 많다. 삼성 LTE 모뎀 CMC220 할 때 펌웨어 엔지니어가 중국 사람이었는데 난 프로젝트 후반부에야 그 사람이 중국인인 줄 알 정도였다. 중소기업에 취직하니 중국 쪽 비즈니스는 그냥 중국 출신을 쓰고 한국말을 너무 잘했다.

 대기업에서 영어 성정 1등급이니 말하기 자격증을 따느니... 그런 것 전부 그냥 회사에서 점수 따는 수준밖에 안된다. 중소기업을 가면 그 동네 인재들은 그냥 프리토킹이다. 그런데 연봉은 대기업의 반절이다. 중소기업에서 연봉 9천 인 경우는 영업망을 가진 경력직인 경우다. 9천을 줘도 어차피 회사는 팔면서 바로 이익이 나기 때문에 최소 8~9천만 원이라는 뜻이다. 

https://www.chosun.com/entertainments/entertain_photo/2020/09/17/DCOATOC5HGGGPJNMXBECWXPX6M/ 구글링 했더니 조선일보가 먼저 떠서 그냥 올린다. ㅡㅡ;

“정몽구 회장 직접 연락” ‘유퀴즈’ 자동차 판매神이 말한 영업인 삶 [어저께TV]

자동차 판매의 신으로 불리는 박광주 부장이 치열한 직장 생활 경험담을 공개했다.지난 16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서는 미생 특집으로 꾸며져 다양한 직종의 신입사원, 대리, 팀장

www.chosun.com

 

내가 말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일반적 상황을 이야기한 것이고.

 

돈은 고만고만 벌어와도 칼퇴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삶이 항상 옳다고 믿지만 한국 사회에서 개발자는 현실적으로 그런 삶이 불가능하다. 혹은 가능하더라도 본인이 만든 제품에 대한 트러블 슈팅, 앞으로의 기획, 새로운 기술 습득, 문제에 대해서 끊임없이 생각해야 하는 것 등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국 사회 시스템이 문제가 아니라 개발자들이 문제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따졌을 때 되어 보지는 못했으나 판사들보다는 스트레스 측면에서 볼 때는 훨씬 나은 직업이다. 물론, 이제 판결도 AI로 해야 한다면 경계선은 사라지겠지. 빵집에서 커피 팔고, 커피 집에서 빵 파는 것처럼.

 

글을 쓰다 보니 길어졌다. 워라벨 때문에 개발자에서 간판 달고 매니저로 넘어가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나중에 더 답답해질 수 있으니 본인이 직접 개발하는 게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세계 최대, 최고 컴퓨터 업체 운영체제도 아직 맥북을 죽이고. 휴대폰은 오류가 나지 않는가? 주말에 줌 접속하니 오류 나고. 오늘 회의 하 때 줌이 안되었다. 난 업그레이드해서 괜찮은데 아이 가르치는 선생님들은 검은 화면에서 말만 하는 것은 오늘 보았다. ㅡㅡ; 답답한 게 많은데 등 돌려야 하나. 어차피 회사가 시키는 거 개발해야 하는데 뭔 헛소린가? 할지도 모르겠다. 개발자는 그 누구보다 big picture를 그리기 쉬운 위치에 있다는 것을 간과하면 안 되겠다. 그것을 모르고 개발을 그만 둔 사람들이 너무도 안타깝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