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자의 히든카드 : 직접 개발하세요!

 

오늘은 실명 언급 안 하고 내일 다른 이야기 할 때 할 예정이다. 왜냐면 나에게 좋지 않은 행동을 했지만 나중에 행동을 고쳤기 때문이다. 뭐, 언급해도 limit이 있는 파급력이라 딱히 중요할 것도 없다(유명 작가도, 대통령도 아니니까 ^^) 오늘 이야기할 한 명은 국내 유명 대학교 출신인데 개발 안 하고 관리자로 넘어간 케이스였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본인이 꼭 개발해야 할 모듈이 있고, 해당 모듈이 개발되지 않으면 전체 개발 일정이 딜레이 되는 경우가 있다. 내가 하는 한 관리자도 내가 맡은 모듈의 관리자였고 난 개발자였다. 개발을 하고 야근도 잘하고 있는데 자꾸 쪼길래 개발 안 하겠다고 했다. 그러자 뜬금 알고리즘 잘한다고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난 하위 고과 받을 테니 그냥 본인이 직접 개발하세요 라고 하고 내가 인수인계해 줄 것은 다 해주겠다고 했다. 물론, 개발을 못했다. 관리자들 중에는 개발을 잘하는 사람이 있어, 이런 수를 쓰다가 손모가지 날아가는 수도 있겠으나 난 개발을 못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믓튼, 그 뒤로 관리자가 바뀌었는데 그 뒷 이야기는 지금보다 더 재미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런 수법을 난 아직도 최후의 카드로 가지고 있다. 굳이 다른 직장을 구하지 않은 상태라도 이직이 쉬운 특정 시기가 있는데 이런 카드가 생기면 100% 이긴다. 같이 개발해서 먹고살자는데 이기고 지고 뭐가 중요한가 싶겠으나, 내가 관리를 안 해본 것도 아니고 일의 가능성이나 그 양이 측정이 안 되는 관리자는 같이 일 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저울질해봤을 때 지금 다 죽자는 식으로 사는 사람들과 팀을 이루어서 남는 것은 그들만의 한탕주의 승진뿐이다. 갤럭시 나오기 전부터 시작해서 회사를 다녔고, 가장 잘 나갈 때 회사를 그만두었다. 배터리 문제 발생 전에 회사를 나와서 다행이다. 배터리가 터져야 그런 정치 세력이 숨을 죽인다. 믓튼, 이 일로 난 미운털이 박혔는데 그래서 더욱 재미있는 회사 생활이었다.

 

개발자는 끊임없이 기초 공부를 해야 하는 직업

프리랜서 이야기를 하나 하고 싶다. 특정 기업에 컨설팅 기관을 소개해 주고 있던 적이 있었다. 개발을 하고 있는데 프리랜서가 와서 대뜸 알고리즘 이런 거 잘 푸는 게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3D 프로그래밍을 하고 있을 땐데 3D는 진입 장벽이 높아서 인터넷 검색으로만 접근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뭐, 상황과 맞지 않지만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에 동조하고. 지금 이 회사 사람들에게 컨설팅 회사 소개해 주고 있는데 해당 회사가 알고리즘 평가도 한다고 하던데 그것도 도입해라고 하겠다고 했다. 평가도 치고 좋지 뭐. 결론은 결국 도입을 못했는데 알고리즘보다는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을 바꾸더라. 난 삼성전자 멤버십 출신이라 매일 알고리즘 시험을 칠 때도 있었다. 물론, 지나면 까먹는데 그때 문제 풀이했던 감각만 남아서 개발을 잘하고 있었다. 그런데 요즘 이런 사람들을 만나니 까먹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대화할 때 알고리즘에서 사용하는 용어를 쓰면 괜히 고수들끼리 커뮤니케이션만 지저분 해진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전혀 아니다. 데이터 구조, 알고리즘, 운영체제는 필수라고 하면서도 해당 도메인의 실 개발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반대다. 내가 만난 초고수들은 늘 기초 공부만 했었다. 그래야 자유로운 응용이 나오고 그 뒤로부터는 강의만 하거나 개발하지 않고 말하는 스킬만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거의 귀에 안 들어온다. 가르치는 능력과 개발하는 능력은 별개이기 때문이다. 재미있는 부분은 그런 기초 공부만 할 때 상황에 따라 변명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기초를 보냐고 깔보는 사람도 생긴다. 그리고 기초가 생각 안 나서 물어보면 그냥 답해주면 되는데 모르면서 훈계하는 사람도 생긴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는 경우가 있는데 내가 가르쳤던 학생이지만 오히려 다 재미있고 자세하게 가르쳐 준다. 나이 든 사람들은 본인들이 회사 잘려도 갈 곳 없다면서 정작 뽑을 때는 어린 사람들을 선호하는 것도 이런 이유인 것 같다. 나이 들어도 늘 배움의 자세가 되어 있는 사람은 사실 어린 사람과 같이 대우를 해 주는 게 맞다.

 문제는 이렇게 적어 놓고 나면 또 코스프레하는 사람이 생긴다. 다만, 개발을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금방 구분이 된다. 웬만하면 개발을 좋아하는, 그게 아니더라도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는 것이 비즈니스가 성공하는 길이겠다. 프리랜서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어차피 잘 되어야 데리고 있고 또 떼어내기 좋은 구조로 만난 사람이기 때문에 서로 예의만 지킨다면 오랜 공생 관계로 있을 수 있다. 다만, 서로 바보가 되지 않도록 늘 경계해야 함은 두말할 것 없다. 

 

바보라는 것의 기준. 갈고닦아야 할 공통 기술.

현실적인 부분은 큰 회사에서만 쓸 수 있는 기술은 작은 곳에서 못 쓰는 경우가 많다. 

https://www.kbiz.or.kr/ko/contents/contents/contents.do?mnSeq=321

중소기업 중앙회에 기업체 수를 보면 중소기업이 99.9% 를 차지하고 종사자는 81.8%를 차지한다. 물론,  IT는 실정이 좀 다르겠지만 대기업 6년 개발 경험으로는 기술 스택이 다르다는 것은 확실하다. 이에, 대기업 전체가 힘들어졌을 때 따로 준비하지 않았다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고 대기업 문화에 편승해 날이 무디어진 프리랜서도 마찬가지다. 그렇다고 늘 공통분모 기술을 갈고닦은 것이 쓰이지는 않기 때문에 어떤 기술을 할지. 어떤 복합되고 다른 사람은 못하는 기술을 해야 할지 찾는 것은 본인의 몫이다. 내가 내 글에서 어느 정도 밝히기도 하겠지만 다 떠나는 특정 그룹들이 글 몇 개로 다시 살아나는 것을 보고 딱히 혁신이 없는 것도 볼 때 굳이 그런 부분을 밝히는 것이 맞겠냐는 생각이다. 가트너나 경제연구소, IITP 등에서 나오는 기획들을 두리뭉실 따라가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구체적인 기술 스택은 결국 필요 없는 경쟁만 야기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건전한 경쟁이 아니라 정치적 경쟁이 되는 것은 문제다. 정치적 경쟁을 없애 줄 하나의 방편은 기초 공부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본인 커리어를 닦으면 된다는 것이다.

 

40이 되니 주변에서 뭘 가르치려는 사람이 참 많다. 공격하는 사람도 많고. 모듈이 커다란 경우 서로의 잘잘못을 따지기 위해 정치를 하고 또 통하겠지만 모듈이 작아서 혼자서 모든 개발이 가능한 경우에 잘잘못을 따질 만한 이유가 없다. 개발이 되냐? 혹은 안되냐의 차이다. 잘잘못도 유머나 위트가 섞여 재미있는 대화가 되는 상대가 있는 반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해 보면 남 칭찬은 전혀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잘한 것은 잘했다고 하고 못 한 것은 못했다고 하고 아는 것은 안다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하는 쉬운 커뮤니케이션이 안 되는 것이다. 물론, 이유는 때로는 그 방법이 잘 통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사실, 술을 많이 마시다 보면 진심을 듣는 경우가 많은데 조금 공개하면, 윗사람 입장에서는 그 방법이 정말 통해서 그런 게 아니라 싼 가격에 말 잘 듣고 적당히 퍼포먼스 내면 써먹기 좋기 때문인 것이다. 고과를 손해 보던 연봉을 손해 보면 늘 손해를 보는데 결국, 시간 지나서 챙겨줄 때는 회사가 잘 되었을 때다. 챙겨줘서 잘 된 것이 아니라 본인이 그리고 구성원들이 일을 잘해서 받는 정당한 대가가 마치 정치로 이루어졌다고 착각하지 말았으면 한다. 혹은 개발 때문이 아니라 기획, 마케팅, 영업을 너무 잘해서 일 수도 있다. 일전에 삼성전자에서는 유럽 모델 출시할 때 다음 버전에서 나아진 것이라고는 1mm 얆아진 것뿐인데 마케팅을 잘해서 대박 난 적이 있었다. 해당 부서 사람에게 들었었고 그때 유럽 광고가 날아오는 것을 피하는 것이었다고 했는데 지금 찾아보니 해당 광고는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DDn-DKnDO8E&ab_channel=MichaelFitzgibbon

 

자꾸 옆으로 새는 것 같아서 공통 기술은 운영체제 종속이라는 말을 하고 마친다. 내가 사람을 뽑는다고 해도 ubuntu를 오래 했거나 Android를 오래 했거나 iOS를 오래 했거나... 하나의 운영체제에서 오래도록 뭔가를 했던 사람을 선호할 것 같다. 그게 디바이스 드라이버든 장치 제어든, 응용 프로그래밍이던 말이다. 물론, 회사가 원하는 인재가 제대로 매칭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IT 분야는 그 어느 분야보다 헤드헌팅, 외주, 프리랜싱, 하청에 하청이 많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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